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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돌봄 현실

복지포커스 편집팀 2026. 7. 10. 08:29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가장 많이 받던 질문은 "어르신이 시설에 가면 안 돼?" 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질문이 더 많아졌다. "집에서 모시는데, 이게 학대 아닌가요?" 하는 물음이었다.

 

재가돌봄의 현실은 복잡했다. 아들 부부와 함께 사는 80대 어머니, 뇌졸중 후유증으로 움직임이 제한된 아버지, 혼자 되신 할머니들.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은 대부분 간호 경험이 없었다. 요양원처럼 교육받은 사람도, 감시 체계도 없었다. 가족이 전부였다.

 

현장에서 보면 두 가지가 겹쳤다. 한편으로는 가족의 헌신과 애정이 눈에 띄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 좋은 마음만으로는 예방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가장 흔한 것은 부동자세였다. 어르신을 침대에만 누워 지내도록 두는 경우인데, 이건 학대 여부를 떠나 신체 기능 악화로 직결된다. 욕창도 생기고, 폐렴도 잘 걸린다. 가족은 "움직이실 때 다리가 약해지니까 쉬시는 게 낫지 않나"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으면 기능은 더 빨리 줄어든다.

 

약물도 문제였다. 의사가 처방한 수면제가 있으면, 어르신이 낮에도 계속 자도록 두는 가족이 있었다. 돌봄이 한결 쉬워지니까. 이것도 학대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합의된 약물 투여 자체는 아니지만 그 결과는 심각했다. 의식 저하, 요실금, 근력 소실.

 

혼자 있는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일을 가야 하는 자녀들은 어르신을 낮 동안 혼자 두었다. 돌봄 공백. 요양보호사를 고용할 형편이 안 되는 가정이 대부분이었다. 응급상황이 생겨도 어르신이 혼자 대처하기는 어렵다. 이건 부주의일까, 방임일까. 가족도, 나도, 답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깨달은 것은 이것이었다. 재가돌봄에서 가족이 해야 할 것은 사랑이 아니라 '구조'다. 어르신을 움직이게 하는 일과정, 약물 복용 기록, 응급 연락처 정리, 주기적인 상태 점검. 이런 것들이 있어야 비로소 사랑이 폭행이나 방임으로 바뀌지 않는다.

 

요양원은 나쁜 곳이 아니다. 하지만 선택지가 아니라 현실이 집이라면, 집이 요양원 수준의 돌봄 틀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 모두가 상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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