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상담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들분이었어요. "아버지가 요양원에서 돌아오신 후 말을 별로 안 하세요. 식사도 조금만 드시고요. 근데 때린 건 아니라서 학대라고 할 수 있나요?"
많은 사람이 노인학대를 '신체 폭력'으로만 생각합니다. 그게 가장 심한 경우이긴 하지만, 학대의 신호는 그 외에도 많습니다. 문제는 가족들이 그것들을 놓친다는 것입니다.
어르신이 심한 타박상도 없는데 갑자기 조용해진다면? 밥은 충분히 제공되는데 체중이 자꾸 줄어든다면? 요양원 방문 때만 되면 자꾸 물어뜯던 손이 더 심해진다면? 이것들은 모두 '정신적 학대' 또는 '방임'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얼굴에 찰과상이 있고 설명이 자꾸 바뀌면 명백합니다. 그런데 더 흔한 건 다른 형태입니다. 어르신이 "괜찮아"라고 말하고 가족도 겉으로는 문제가 보이지 않는 경우 말입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점진적으로 위축되거든요.
실제로 방문할 때마다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어르신의 손톱은 깔끔한가. 옷은 깨끗한가. 입냄새는 심한가. 말할 때 눈을 마주치는가. 물어보는 질문에 대답이 일관성 있는가. 요양사분 앞에서만 행동이 달라지는가.
혹시 방문 일정을 자꾸 피하려고 하지는 않으신가요? 직원과 보내는 시간이 불편해 보이지는 않으신가요? 다른 입소자들과는 상호작용이 없으신가요?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을 단정하지 마세요. 몸에 멍이 없다고 해서 안심하지 마세요. 어르신이 "괜찮다"고 말한다고 해서 정말 괜찮은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의심이 들면, 그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직접 확인하세요. 시설에 물어보세요.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아들분의 아버지는 결국 요양원을 옮겼습니다. 새 시설에 가신 지 한 달 후 다시 수다를 떨기 시작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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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노인학대 #요양원 #조기발견 #어르신돌봄